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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종교인 이어 각계 단체로 번져, 9일 광주·창원·부산지검 등에서 동시 발표

[김보성 기자 kimbsv1@ohmynews.com]

▲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 김보성

전국의 교수·지식인들과 천주교 사제·수도자에 이어 영호남 지역의 각계 단체도 ‘검찰개혁 선언’ 대열에 동참한다. 선언이 전국 각지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 부각보다 “중요한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에 대한 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동행복권파워볼

7일 포럼지식 공감,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은 오는 9일 광주, 전주, 창원, 부산지역 검찰청사 앞에서 동시에 ‘검찰개혁 촉구 영호남 시국선언’을 발표한다. 포럼지식공감 원동욱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들 지역 외에 여수와 울산 등 검찰청이 있는 곳에서도 발표를 하자는 제안이 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여러 사안에 대해 전국적 차원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지만, 영호남이 힘을 합쳐 시국선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대전, 충청에서도 같은 날, 같은 내용으로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관계자도 “일부 언론과 보수야당이 추-윤 대결구도만 부각해서 보도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정작 검찰개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교수들과 종교인에 이어 영호남의 시민단체가 함께 하기로 했다. 현재 선언문에 연대서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참여 입장을 밝힌 단체는 200여 개가 넘는다. 광주, 전주, 나주, 순천, 여수, 해남, 남원, 목포 등 호남지역과 대구, 창원, 부산 등에서 여러 단체가 속속 동참 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단체의 성격도 지역, 교육, 장애인, 여성, 종교, 환경 분야 등이 망라돼 있다. 구체적인 참여규모는 9일 당일 확정될 예정이다.

선언에는 “현재 사태의 본질은 적폐언론이 호도하고 있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개인적 충돌이 아니라, 검찰개혁이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과 그것을 막아서는 반개혁적 집단 항명의 대결”이라는 비판이 담긴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공수처법 개정, 검경수사권 조정, 전관예우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검찰개혁을 신속히 완수하고, 이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사법부와 검찰에는 “조직적인 사찰의 준엄한 심판”, “기소의 편파성과 불공정성 등으로 인권유린을 자행하던 과거와 확고히 단절하라”고 요구한다. 언론에도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파적인 왜곡보도로 진실을 호도하거나 검언유착, 정치검찰을 비호하는 그간의 부끄러운 작태를 중단하라”고 지적할 계획이다.

앞서 천주교 사제, 수도자 등 3951명은 7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기 바란다”고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을 언급하며 “개혁 방향에 반발함으로써 스스로 최대 걸림돌이 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지난 1일엔 국내외 교수, 연구자 모임인 사회대개혁 지식네트워크가 “검찰 개혁은 준엄한 역사의 명령”이라는 내용의 선언을 공개했다. 같은 날 원불교와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4대 종단 종교인 100인도 “검찰이 거악의 한 축으로 살아온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기득권 수호를 위해 자신의 본분을 팽개치고 있다. 우리는 성찰하는 힘으로 회초리를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 통제불능 못 참아”
“검찰개혁 촉구” 해외동포 1145명 시국선언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검찰은 저항을 멈춰라’Copyrights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 전 교수 측, “이미 NST통해 국가에 기증” 입장 밝혀

[자료] 황우석 박사
[자료] 황우석 박사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황우석 전 서울대학교 교수를 상대로 대통령상인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상금 3억원 환수를 위한 독촉 절차에 돌입했다.동행복권파워볼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7일 “황 전 교수에게 15일 이내에 상금을 반납하라는 내용을 담은 독촉장을 발송했다”라고 밝혔다.

황 전 교수가 이번 독촉장을 수령한 이후에도 응하지 않으면 법적 강제력이 수반된 소송 등이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독촉장이 정부의 최후통첩인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8일 황 전 교수에 수여 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취소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이후 상장과 상금 3억원을 반환 요구가 있었지만, 반납은 기한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황 전 교수는 이에 대해 의견서를 통해 서훈 취소 결정 사유가 부당하고, 상장은 반납하지만 상금은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금 반환 거부에 대해서 “상금은 2004년 수상 당시 국가기초기술연구회(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를 통해 국가에 반납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편 황 전 교수는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하고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여 했다. 그러나 다음 해인 2005년 해당 논문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서울대학교는 황 전 교수를 파면한 바 있다.

이후 황 교수의 수상 취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지난 2016년에야 만들어졌고, 법 개정 사실에 대한 인지가 늦어진 탓에 공식 절차가 늦게 마무리됐고 지난 18일에야 관보를 통해 상훈 취소가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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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위기..현 유행 일시적·지역적 아닌 지속적이고 전국적인 상황”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 대기 중인 구급차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2.7 yatoya@yna.co.kr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 대기 중인 구급차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2.7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정래원 기자 = 방역당국은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최대 위기’라고 평가하면서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내주에 하루 9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파워볼게임

나성웅 중앙방역대책본부 1부본부장은 7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가장 큰 위기이고 현재의 유행은 일시적·지역적이 아닌 지속적·전국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감염 재생산지수는 1.23 수준으로,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면서 “질병관리청과 여러 전문가 그룹의 수학적 모델링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번 주에는 550명에서 750명의 새로운 환자가 매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다음 주에는 매일 9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감염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보통 감염 재생산지수 값이 1을 초과하면 ‘유행 지속’, 1 미만이면 ‘발생 감소’를 의미한다.

나 1부본부장은 지난 3주간 감염 재생산지수가 1.52→1.43→1.23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전파 속도가 조금 감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나 1부본부장은 이어 그동안 거리두기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선 “누적된 확진자가 있을 수 있고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소규모 클러스터(집단)로 확진되는 것도 있다”면서 “또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다 보니 이전보다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더 이상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다면 수리적 논점으로는 1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지금 우리가 ‘일시 멈춤’으로 유행을 꺾지 못한다면 (현 상황이) 전국적 대유행으로 팽창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활동을 전면 제한하는 최후의 조치밖에 남지 않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도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자 8일부터 3주간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추가 격상하기로 한 상태다.

나 1부본부장은 위중증 환자 증가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1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101명 수준으로, 직전주의 80명보다 26.3% 증가했다.

그는 “환자 규모가 늘면 당장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치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후 의료체계 마비로 인해 일반 중환자와 응급환자의 치료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사회 전체적인 희생이 불가피하게 된다”면서 “현재 ‘대유행 진입 단계’에서 중환자실을 확보해 의료시스템이 마비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을 핵심 전략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모임 없이 생활 방역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지금의 유행상황은 극적으로 반전될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3주간 감염 규모를 축소해 고위험군의 희생을 방지하고 의료자원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나 1부본부장은 코로나19 양성률이 연일 4%대를 나타내는데 대해선 “양성률은 환자 발생 수준의 지표인 ‘발생률’은 아니지만, 높은 양성률은 지역사회 환자 증가의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양성률 최고 기록은 1차 대유행 당시인 지난 2월 23일의 6.97%(3천12명 중 210명)다.

sun@yna.co.kr이슈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秋-尹’ 사태 침묵은 결코 검찰에 밀리지 않겠단 강한 의지 보인 것이란 해석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그 어떤 말보다도 많은 해석과 논란을 낳은 침묵이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극한의 갈등에 문재인 대통령은 긴 침묵을 택했다.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둘의 대립에 국민 피로도가 극에 달하면서, 여론은 이 상황을 정리해 줄 대통령의 입에 더욱 주목했다.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야당의 공세도 점차 강해졌다. 여기저기서 ‘입장’을 내놓으라며 압박하는 상황에도, 문 대통령은 입장이 없는 것이 입장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일관했다. 무슨 이유일까.

우선 청와대에서도 대통령의 침묵에 대한 비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침묵의 ‘불가피성’을 언급한다.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든 의견을 밝히면, 이는 사실상 남아 있는 절차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극도로 주의하며 ‘원칙적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얘기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계속되는 침묵이 마치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시위대가 버스에 던진 계란 자국이 노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문재인 당시 변호사 뒤로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시위대가 버스에 던진 계란 자국이 노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문재인 당시 변호사 뒤로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검찰 갈등’ 구도는 尹이 원하는 그림”

청와대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 역시 ‘이유 있는 침묵’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갈등의 ‘구도’ 문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발언을 하는 순간, ‘추미애 대 윤석열’ 또는 ‘법무부 대 검찰’인 현재의 갈등 프레임이 곧장 ‘문재인 대 윤석열’ ‘청와대 대 검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야당과 윤 총장 측이 원하는 그림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윤 총장이 문 대통령을 직접 참전시키려 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윤 총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통령께서 임기를 지키라고 했다”고 발언한 것부터를 시작점으로 본다. 윤 총장으로선 대통령에게 직접 사퇴 압박을 받고 쫓겨나는 모습을 연출해야 향후 정치적 입지나 몸집이 한층 커지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야권 지지층의 결집 역시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즉 대통령의 직접 발언이나 행동은 어떤 식으로든 지금의 갈등 크기만 더욱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침묵으로 인해 받는 비판보다 훨씬 센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문 대통령은 침묵을 깨고 “조 장관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발언해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더군다나 대통령은 법무부의 징계 등 처분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검찰총장을 해임할 명분이 없다. 따라서 법무부 징계위 결정이 있기 전까지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셈이다. 괜히 미리 나서서 윤 총장 거취에 대해 언급하며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 대 검찰’의 갈등이 ‘청와대 대 검찰’의 갈등 구도로 이동했을 때의 부담을 문 대통령은 이미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2003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정권 초부터 검찰과 긴장관계를 형성했다. 노 대통령은 당시 검찰을 직접 상대했다. 그해 3월, 인사를 놓고 반발하는 검사들과 직접 생방송으로 대화에 나서며 그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착오나 과오가 있다면 흔쾌히 인정하고 모자람이 있으면 검찰 행정에 반영하겠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스스로 문제를 수습하려 했지만 대통령이 나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나섰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날 대화는 거친 공세로 일관한 검사들의 태도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라는 노 대통령의 불쾌감이 이어지며 대실패로 끝났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사들과 공개적으로 대화를 한 것만 보더라도 (개혁)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로서 이는 처음 겪어보는 위협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좌절시키기 위해 극심하고 집요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사람이 먼저다》 2012) 2003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던 문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에 남긴 그때의 기억이다.

이듬해인 2004년은 지금과 같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극에 달해 연일 헤드라인을 도배할 때였다. 정부가 대검 중수부 폐지를 들고나왔고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차라리 내 목을 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강금실 장관보다 앞서 송 총장을 질책하는 입장을 냈고, 송 총장은 즉각 사표를 냈다. 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검찰의 상대는 법무부에서 청와대로 옮겨졌다. 검찰 개혁을 외치는 대통령의 부담은 날로 커졌고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은 이를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정권이 끝날 때까지 청와대와 검찰의 육탄전은 이어졌다. “참여정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검찰 개혁을 국가적 과제로 상정하고 시도했습니다. (중략) 하지만 전반적으로 성과보다는 실패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끝나고 나서도 개혁을 둘러싼 참여정부와 검찰의 대립은 남아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입니다”(《검찰을 생각한다》 2011). 문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참여정부 인사들은 지금도 당시 갈등이 훗날 노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했다고 보고 있다.

2003년 3월9일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에서 전국 평검사들과 대화를 진행했다.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도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2003년 3월9일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에서 전국 평검사들과 대화를 진행했다.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도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본질 알기 위해선 검찰과의 투쟁 필요”

문 대통령에게 15년 전 학습효과는 강렬하다. 그 당시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검찰과의 불필요한 직접 소모전을 피하고 본질인 검찰 개혁을 성공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쓴 모든 저서에서 예외 없이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반복해 강조했다. 더불어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지켜보며, 검찰은 결코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판단 또한 섰을 것이란 전언이다.

이를 증명하는 문 대통령 책 속의 일부 내용이다. “모든 개혁에서 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중략) 법률에 따라서만 권한 행사를 해야 할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서 금도를 잃고 권한을 남용하고 위법을 저질렀습니다. (중략) 정치 권력의 요구와 이에 부응한 검찰의 맹목적 충성, 지극히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사건 처리. 이것이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서 드러난 검찰의 모습이었습니다. (중략) 검찰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검찰과의 투쟁이 필요합니다.”(《검찰을 생각한다》 2011)

이번 사태에서의 침묵 역시 역설적으로 검찰 개혁에서 결코 검찰에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앞서 언급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번 (갈등) 사태 또한 검찰 개혁의 한 과정으로 본다. 국민에게 송구하고 정부로서도 뼈아프지만,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거쳐야 할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즉 지금은 검찰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여러 반발을 듣기보다는, 검찰의 오랜 악습과 반인권적 관습을 뿌리 뽑을 기회라고 보는 게 대통령의 시각일 거란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nbsp;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여당의 계획은 시간표대로 진행”

끊임없이 갈등을 키우는 추 장관의 일 처리 방식과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여론의 비판이 대통령으로서 부담스러운 건 분명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여당으로서 지금 대통령의 침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대의에 비하면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에게 ‘추-윤 갈등’은 소음이지만, 검찰 개혁 자체의 명분과 대의에 대해선 여전히 국민 다수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선 검찰 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공수처 출범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는 비판 여론이 높지만, 공수처가 출범하면 대통령의 본심이 비로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정치 지형도 대통령이 오랫동안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청와대와 여당  내 친문 인사들 사이에선 현재의 법무부-검찰 갈등이 15년 전 참여정부 때보다 그 수위가 결코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의 반발 역시 당시보다 거세다고 보지 않는다. 특히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지만, 지금 문 대통령에겐 단일대오를 형성해 검찰 개혁 선봉에 서 있는 거대 여당 민주당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난 4월 총선 때 국민이 민주당에 180석의 힘을 실어준 게 여권엔 굉장한 자신감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검찰 개혁을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이다. 그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두 번 세 번 다시 와도 문 대통령은 다시 원칙적·전략적 침묵에 임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최근 국회 정보위에서의 국정원법 개정안 처리 등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절대적 목표를 위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의 반발 속에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했지만, 여론은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모든 여론이 ‘추-윤 갈등’에만 쏠려 있다는 얘기는 곧 야당이 아무리 반발해도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여당의 계획은 시간표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들어진 법을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 득실을 따졌을 때, 결국 누가 득을 보고 누가 실을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생리 휴가 신청 노동자에 입증·사전 승인 강요 건강보험 고객센터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생리 휴가 신청 노동자에 입증·사전 승인 강요 건강보험 고객센터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 고객센터 용역업체 관리자가 생리휴가를 신청하는 직원에게 생리대 사진을 증빙자료로 제출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건보노조는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산하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생리 휴가 신청 노동자에 입증·사전승인 강요 건보 고객센터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월 건보 고객센터 용역업체의 한 관리자가 “생리대를 제출하는 직장도 있다”며 생리휴가를 사용하겠다는 상담사에게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출근 전 생리휴가 사용을 보고하자 “사전 승인이 원칙”이라 승인할 수 없으니 결근계를 내도록 종용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 제73조에 따라 ‘사용자는 여성 근로자에게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판례와 노동부 행정해석, 인권위 판단을 들어 “노동자는 생리휴가 청구 시 생리현상을 입증할 책임이 없다”면서 “관리자가 생리휴가 신청 시 관계 서류를 제출하라고 한 것은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용역업체에 대해 생리 현상 입증을 요구하거나 휴가원 사전 작성을 강요한 관리자들을 징계하고 상담사의 결근처리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건보에는 용역업체에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관계 법령 위반 시 용역업체 계약을 해지하라고 촉구했다.

김명지 건보고객센터지부 경인지회장은 “수치스러움은 말할 것도 없었고 관리자들이 과연 우리를 한 사람의 인격체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인권위가 건보 고객센터에서 발생한 생리휴가권 침해와 인격권 모독, 성차별을 바로잡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오세중 기자 danoh@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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