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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최근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외야수 이용규, 투수 안영명, 내야수 김주찬(왼쪽부터)
최근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외야수 이용규, 투수 안영명, 내야수 김주찬(왼쪽부터)


11월, 구단들의 시선이 방출 시장을 향한다. 30대 이상 주전급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로 대거 풀리면서 어쩌면 FA시장보다 더 뜨겁게 스토브리그를 달굴 듯 보인다.파워볼

정규시즌을 마친 지 일주일,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를 통보받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풀린 선수들은 포지션별로 다양하다. 그동안은 물론 당장 올해 1군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들도 포함돼있다.

1984~1985년생 위주로 방출된 한화 출신들이 가장 주목받는다. 외야수 이용규(35)는 그 중에서도 ‘태풍의 눈’이다.

오랜 국가대표 외야수이자 골든글러브 3회 수상 경력의 이용규는 올해 한화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웠다. 시즌 중 이미 세대교체를 진행한 한화에서도 독보적 존재감으로 톱타자이자 중견수로 자리를 지켜냈다. 타율 0.286에 도루도 17개, 수비율은 0.988로 리그 전체 30위에 올랐다. 외야 주전 한 자리가 불안한 팀에서는 즉시 주전감으로 탐내기에 충분하다.

한화에서 방출된 투수 안영명(36)도 바로 지난해까지 필승계투조로 뛰었다. 젊은 투수들이 대거 등장한 올해도 꾸준히 1군을 지키며 45.2이닝을 던졌다. 베테랑 투수가 부족한 팀에서는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힌다.

SK에서 방출된 홀드왕 출신 좌완 박희수(37)와 삼성에서 나온 우완 정인욱(30)도 방출 투수 시장에서 주목할만하다.

SK에서 1년 만에 방출된 내야수 윤석민(35)과 채태인(38)은 장타력을 갖춘 대타로서 활용 가치가 있다. 한화에서 나온 내야수 송광민(37)과 외야수 최진행(35)도 그간 한화 라인업을 채웠던 선수들이다. 통산 2000안타를 바라보고 있는 김주찬(39)은 KIA에서 스스로 선택해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만 40세로 내년 리그 최고령 타자라는 점은 부담이지만 건강하기만 하면 여전히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번 겨울은 특히 방출시장을 향한 수요를 높일 환경적 요인이 많다.

각 구단이 코로나19로 인해 긴축 재정을 하고 있다. 매우 치열했던 순위싸움은 내년을 준비하는 상위권 팀들의 치밀한 전력 보강 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전급 선수를 저렴하게 영입할 수 있는 2차 드래프트는 올겨울 쉰다. 방출 시장은 1~3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2차 드래프트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30대 중반 이상의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1~2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나왔다.

특히 올해 FA 시장에 나올 큰 선수들이 꽤 많다. 그로 인한 공백을 우려해야 하는 팀에게는 방출시장을 통해 실속있게 미리 대비할 기회가 주어졌다. 내·외야·마운드를 불문하고 주전라인업 절반이 FA시장으로 빠져나갈 두산이 주목받는다. 야수진이 불완전한 데다 양현종·최형우를 FA 시장에 보내야 하는 KIA는 지난 겨울에도 방출 선수들을 영입해 올해 주전으로 활용한 전력이 있다. 올시즌 ‘대권’에 도전한 상위권 팀 중 특정 포지션 한 자리가 아쉬운 팀들에게도 방출 시장은 좋은 보강 기회다.

12월에 개장될 이번 FA 시장은 제법 풍성한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대어’급 선수를 제외하면 구단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먼저 나온 방출 선수들이 FA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높다.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방출된 선수들 중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분명히 있다. 내년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에 따라 구단마다 시선이 다를 것”이라며 “올해 구단들의 수입이 거의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좋아지기 어려워 이런 (방출)추세는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포포투=조형애]

자책골 하나, 페널티킥 셋. 발렌시아의 승리는 참 기묘했다. 묘한 승부 속 이강인은 81분을 뛰었다. 발렌시아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강인에게는 상황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발렌시아가 5경기 만에 리그 승리를 안았다. 9일(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0-21시즌 라리가 9라운드에서 레알마드리드를 4-1로 꺾었다. 카림 벤제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연이어 4골을 터트리며 이겼다.파워볼게임

참 기묘한 승부였다. 득점이 상대 자책골 하나, 페널티킥 골 셋으로 나왔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발렌시아가 첫 번째 페널티 킥을 얻은 건 전반 29분여였다. 득점은 34분이 넘어 기록됐다. 첫 득점부터 사연이 많았다는 뜻이다. 카를로스 솔레르는 볼이 티보 쿠르투아의 손에 막히고 튕겨져 나오자 재차 슈팅을 시도했다. 이번엔 골대에 막혔는데, 루즈볼을 유누스 무수가 안으로 차 넣었다. 하지만 VAR 결과, 솔레르가 슈팅을 하기 전 선수들이 페널티 지역을 침범한 것으로 판명돼 다시 한번 솔세르가 페널티 스팟에 섰다. 두 번째 시도에는 실수가 없었다.

전반 종료 직전 터진 라파엘 바란의 자책골도 묘했다. 크로스를 걷어낸다는 것이 애매하게 공중으로 떴고, 순식간에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티보 쿠르투아까지 넘어섰다. VAR은 골을 인정했다.

후반전 터진 2골 역시 페널티킥으로 나왔다. 베테랑 마르셀루, 세르히오 라모스가 연달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라모스는 아예 볼을 손으로 쳐낸 것처럼 보였다. 티보 쿠르투아는 모두 방향을 읽었지만 막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솔레르가 찬 볼은 골대 구석구석을 찔렀다.


경기 기록 역시 묘하다. 발렌시아는 볼 점유율 35.5%로 레알마드리드의 64.5%에 크게 밀렸다. 패스 성공률은 77% 밖에 되지 않았다. 레알마드리드는 반면 90%였다. 슈팅은 레알마드리의 전반에 해당하는 8개를 때렸다. 세트피스는 없었다. 레알마드리드는 6개였다.동행복권파워볼

하지만 올 시즌 기록과 대비해보면 크게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발렌시아는 라리가 9경기를 치르는 동안 볼점유율 44.9%를 보였다. 리그 16위에 해당한다. 패스 성공률은 79.2%로, 리그 11위다. 경기 당 슈팅은 9.2개다. 리그 13위에 해당한다.

최근 경기력은 상대가 레알마드리드만큼 스스로 헛발질을 하지 않는다면 어느 팀도 쉬이 이기기 어려운 수준이다. 2-2 무승부를 거둔 헤타페와 지난 경기도 슈팅은 9개에 그쳤다. 세트피스는 없었고, 상대 PK 하나를 얻어냈다. 엘체전에서는 슈팅 3개가 전부였다. 발렌시아는 승격팀에 1-2로 졌다.

팀이 부진한 상황 속 이강인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피터 림 구단주를 비롯한 수뇌부와 하비 그라시아 감독 사이가 원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토록 내용과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수뇌부가 유스의 자산으로 여기는 이강인을 계속 기용하지 않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주전급으로 그동안 뛰지 않았으면서도 도움 3위(8경기)를 기록하고 있다. 스루패스와 키패스에 강점을 보이고, 세트피스에서도 해결사가 될 수 있다. 헤타페전에 이어 이강인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앞으로 보다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0년 10월 7일 플레이오프에서 선동열 감독(왼쪽)과 김경문 감독. 스포츠서울DB
2010년 10월 7일 플레이오프에서 선동열 감독(왼쪽)과 김경문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유행은 돌고 돈다. 지난 몇 년 동안 새 얼굴 사령탑이 대세였다면 다시 ‘경력직’에게 기회가 갈지도 모른다. 어쨌든 최종 결정권은 모그룹에 있다. 경력직 빅네임을 선호하는 그룹 성향을 고려하면 올드보이 귀환도 불가능은 아니다.

늘 그랬듯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다. 확인된 얘기도 있고 실체를 알 수 없이 떠도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누군가는 LG, 한화, 키움에서 지휘봉을 잡을 것이다. 약 1년 전에도 그랬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삼성이 허삼영 감독과 계약을 맺었고 포스트시즌 기간 중 KIA는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롯데 허문회 감독 선임이 공식 발표됐으며 키움도 재계약이 유력했던 장정석 감독에게 이별을 고하며 손혁 감독을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메이저리그(ML) 워싱턴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윌리엄스 감독 외에 3명은 처음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입이었다. 시계태엽을 2019년 개막전으로 감으면 첫 시즌을 맞이했던 NC 이동욱 감독을 포함해 삼성 김한수 전 감독, 한화 한용덕 전 감독 또한 선임 당시 경력직은 아니었다.

정답은 없다. 경력직이라고 반드시 성공하는 게 아니며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고 무조건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룬 류중일 감독,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세 차례 우승한 두산 김태형 감독 모두 감독 경험은 없었지만 첫 해부터 성과를 냈다. 감독 경력보다는 코칭스태프·프런트와 호흡, 그리고 구단 파악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감독 선임 트렌드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감독을 맡기에 앞서 구단에서 현역 혹은 코치로 활동했고 구단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이 기회를 잡았다. 감독 경력자를 향한 선호도가 떨어진 듯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새로 부임한 감독 중 누구도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키움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랐으나 정규시즌 종료를 약 2주 앞두고 손 감독과 이별했다. 허삼영 감독의 삼성도 시즌 종료 한 달을 앞두고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손 감독고 허 감독은 이전부터 선수들과 호흡하며 구단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허 감독은 30년 가량 삼성 유니폼만 입었다. 그럼에도 둘 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감독은 마법사가 아닌다. 전력이 약한 팀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감독 선임에 앞서 구단이 이런저런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진행해도 그룹에 성공을 확신하는 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는 이유다. 반면 그룹은 빅네임 감독이 가져오는 무게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 구단 관계자는 “빅네임 감독은 대체로 그룹 선택을 통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21세기 대부분의 시간을 감독으로 보냈고 국가대표팀까지 이끈 선동열, 김경문 감독이 주목받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bng7@sportsseoul.com

[스포츠경향]

김원형 신임 SK 와이번스 감독이 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선수들과 첫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형 신임 SK 와이번스 감독이 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선수들과 첫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하위권에서 마무리한 SK와 한화가 비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과감하고 광범위한 인적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두 구단이 대표이사부터 감독, 코치, 선수단까지 갈아치우고 있는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젊고 강한 팀으로 거듭나 내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표다.

쇄신 작업의 속도가 조금 더 빠른 구단은 SK다. SK는 정규시즌이 끝나가던 무렵인 지난달 14일 민경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데 이어 정규시즌 최종전인 지난달 30일 염경엽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외인 선수 3명 구성을 완료했고, 지난 6일 김원형 신임 감독 선임 사실을 공개했다. 같은 날 은퇴하는 윤희상을 포함해 선수 11명을 방출했고 다음날인 7일 코치 8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9일에는 단장과 코치들이 새로 임명됐다. SK는 이날 류선규 전 운영 그룹장 겸 데이터분석 그룹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SK는 “류 단장이 비 선수 출신이지만 선수단 운영 및 육성 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홍보 및 마케팅 등 프런트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두루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원우 전 롯데 감독과 이대진 전 KIA 투수코치, 세리자와 유지 전 LG 배터리코치를 신규 코치로 영입했다. 조원우 전 감독은 2군 감독을 맡고, 이대진 전 코치와 세리자와 전 코치의 보직은 추후 결정된다.

SK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인사 소식을 발표하는 것은 정규시즌이 진행되던 때부터 쇄신을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는 뜻이다. SK 관계자는 “(현재 구단의 움직임이) 비시즌에 결정된 게 아니다. 성적이 부진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고, 다른 팀보다 빨리 내년을 준비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을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한화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송진우 1군 투수코치 등 코치 9명에게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했고 같은 날 송광민·윤규진·이용규 등 팀의 간판 선수들을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18연패에 빠졌던 시즌 초반부터 베테랑 선수들에게 팀을 반등시킬 만한 요소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선수단 운영 노선을 선회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비시즌 들어 하루아침에 베테랑 방출을 결정한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선수단 정리를 구상해왔다는 뜻이다. 한화는 최원호 2군 감독이 감독대행 지휘봉을 잡은 뒤 젊은 유망주들을 1군에 적극 기용하는 리빌딩을 진행했는데, 이번 선수단 정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역동적이고 지속가능한 팀, 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팀이 되고자 한다”며 “일각에서는 무모할 정도로 선수단을 대거 정리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계획없이 정리만 하는 구단이 있을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한화는 시즌 중 물러난 박정규 전 대표이사의 후임이 취임하는 대로 차기 감독을 확정하고 코치진을 인선한다. 한화가 나아고자 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인물 위주로 감독 후보자 명단을 추려놨다는 게 구단 설명이다. 새로운 외인 선수 영입도 마무리 단계다. 전력 보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유계약선수(FA) 영입전에도 참전한다.

정 단장은 “목표는 가을야구 도전”이라며 “올해 외인 선수 실패를 인정한다. 외인 잘 뽑고, 올해 희망을 보인 선수들에게 내년 시즌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해 역동적인 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스포츠경향]

KT 선수들이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 | 이용균 기자
KT 선수들이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 | 이용균 기자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플레이오프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러진다. 플레이오프부터 전 경기가 중립경기로 열리는 것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다. 과거 한국시리즈의 경우 5~7차전이 잠실 중립경기로 치러진 적은 많았지만 홈·원정 없이 모든 경기가 중립경기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시즌 일정이 늦춰졌고, 11월 중순의 추운 날씨 때문에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경기가 열린다.

■독이 될 수 있는 땅볼

포스트시즌 단기전, 투수의 땅볼 유도 능력은 장타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뜨지 않는 공은 홈런이 될 수 없다. 땅볼은 병살타를 유도하는데도 용이하다. 땅볼 유도 능력은 단기전 투수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거꾸로 독이 될 수 있다. 두산 1루수 오재일은 “고척 구장은 내야가 인조잔디인데다, 내야 그라운드가 꽤 딱딱한 편이다. 타구가 강하게 튀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땅볼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가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척 스카이돔 외야 펜스 거리가 잠실구장과 비슷한 좌우 99m, 가운데 122m라는 점도 땅볼 보다는 뜬 공이 유리한 조건을 만든다. 고척 스카이돔은 올시즌 홈런이 가장 적게 나온 구장이다. 넓어진 외야 만큼 외야수비 범위도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KT 중견수 배정대와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수비 범위가 관심을 모은다.

두산에서는 리그 안타 1위 호세 페르난데스의 땅볼 아웃 비율이 가장 높다. KT에서는 조용호가 땅볼 아웃 비율이 가장 높은 타자다. 두 타자의 타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투수 중에서는 두산 알칸타라, KT 배제성이 뜬공 아웃 비율이 팀 내 가장 높아 고척 경기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강속구의 저효율

두산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플렉센, 알칸타라 등 150㎞를 넘는 강속구 선발 투수들을 내세우며 초반 경기 흐름을 쥐는데 성공했다. 쌀쌀한 날씨, 야외 구장 경기에서는 타자들의 몸이 굳기 때문에 강속구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LG와 키움이 맞붙은 와일드카드 경기에서도 LG 선발 켈리와 키움 선발 브리검은 타자들의 몸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고척 스카이돔은 실내 구장이기 때문에 추위의 영향을 덜 받는다. 150㎞가 넘는 강속구는 물론 투수의 최고 무기지만, 11월 야외구장에서 경기할 때 보다는 효율이 조금 떨어진다. 추위에서 벗어난 타자들의 스윙이 강속구에 보다 더 잘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시즌 145㎞ 이상 투구 상대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이 두산으로 0.291을 기록했다. KT 역시 0.274로 만만치 않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강속구의 효율은 조금 더 떨어진다.

고척|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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